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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 억새밭은 이 가을 무언가를 고백하기 가장 좋은 장소다.

머내 2006. 10. 17. 08:22
월드컵공원

‘사색의 계절’ 가을이 절정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사색을 즐기기엔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이 제격일 것. 때마침 전국에 있는 억새들이 들고 일어나 ‘날 보러 오라’며 손짓하고 있다. 지금,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내 하늘공원)에서도 억새 축제가 한창이다. 하지만 월드컵공원은 나들이와 생태학습은 물론 쇼핑과 캠핑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억새 구경만 하고 오기엔 어쩐지 아까운 곳. 총 면적 105만평, 여의도공원의 15배에 달하는 넓디 넓은 이 월드컵공원을 어떻게 둘러봐야 ‘잘 둘러봤다’고 소문이 날까.

▲ 하늘공원 억새밭은 이 가을 무언가를 고백하기 가장 좋은 장소다.

월드컵공원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해 개장한 월드컵공원은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5개의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워낙 넓다 보니 한 곳만 제대로 둘러보기에도 하루가 모자른다.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 환경보전과 김희정(28)씨는 “공원이 워낙 넓고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하루에 다 둘러보기 보다 목적에 맞게 코스를 정해 즐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다섯 개 공원 중 1일 탐방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평화의 공원과 하늘공원이다. 평화의 공원은 주로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하늘공원은 커플이나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주를 이룬다. 난지천을 따라 조성된 난지천공원은 버드나무와 갈대 군락지가 있어 한적하게 산책이나 조깅을 하거나 인라인이나 자전거 타기에 좋다. 공원 중간쯤에 있는 두 개의 어린이놀이터는 아이들 차지다. 인조잔디축구장, 게이트볼장 및 야외공연장도 꾸며져 있다.


제 1코스: 공원의 역사와 환경교육을 한번에, ‘월드컵전시관’

월드컵전시관(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무료)은 평화의 공원 내 난지연못을 기준으로 동쪽 매점 뒤편에 숨어있어 지나치기 쉽지만 월드컵공원의 필수코스다. 공원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월드컵공원의 전신인 난지도의 변천사를 통해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가슴 뻐근하도록 느낄 수 있다. 자연스레 환경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전시관은 크게 주전시실과 영상실로 꾸며져 있다. 꼭 가봐야 할 곳은 주전시실. ‘쓰레기 섬’ 난지도의 모습을 그림, 박제, 사진, 영상물 등으로 시간순서에 따라 꾸며 놓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조선후기 화가 겸재 정선이 그린 그 옛날 난지도 그림(경교명승첩 중 금성평사)부터 만난다. 버드나무 늘어뜨린 한가로운 풍경 속 난지도의 옛모습을 감상하고 나면 너구리, 부엉이 등 동물 박제들이 나온다. 모두 자연 환경훼손에 의해 공원에서 사라져간 것들이다. 이어지는 것은 1970년대 ‘꽃섬’이라 불리던 난지도에 쓰레기가 유입되면서 점차 쓰레기 섬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사진과 자료. 한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이들보다는 동시대를 살아온 어른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멈추게 하는 곳이다. 전시물들을 보며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나면 퀴즈로 알아보는 환경교육 코너가 기다리고 있다. 땅 속에 묻힌 양철캔, 스티로폼, 플라스틱 병 등의 분해기간을 알아보는 것인데 기기에 예상분해기간을 입력하면 실제분해기간이 보여진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서서 하나하나 눌러보느라 정신 없는 풍경이다. 한 아이가 ‘스티로폼’ 버튼을 누른 후 예상기간 ‘100년’을 입력하자 실제분해기간 표시가 ‘뚜뚜뚜뚜’하고 년도 수치가 올라가더니 500년 이상(최고치)까지 올라간다. 엄마와 아이가 입을 떡 벌리고 할 말을 잃은 표정. 마지막으로 나오기 전 월드컵공원 전체 조감모형을 보며 탐방할 곳에 대한 동선을 짜면 공원을 좀 더 꼼꼼하게 돌아볼 수 있다.

제 2코스: 벤치에 앉아 시원한 분수 감상 ‘난지연못 분수’

월드컵전시관을 나와 하늘공원 방향으로 걸어나가다 보면 ‘평화의 공원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난지연못을 만나게 된다. 난지연못 중앙에는 분수가 설치돼 있다. 시간(10월 가동시간 평일 오후 2시~오후 5시, 토ㆍ일ㆍ공휴일 오후 1시~오후 5시)만 잘 맞춘다면 하늘을 향해 자유자재로 물줄기를 내뿜는 시원한 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아이스버그 분수, 곡선, 직선 분수도 좋지만 물안개처럼 하얗게 뿜어 나오는 안개분수가 장관이다.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앉아 분수 구경만 하고 싶다면 연못 주변을 따라 아치형으로 꾸며진 유니세프 광장 주변으로 가자. 광장 주변으로 잔디밭이나 벤치가 넉넉하게 준비돼 있다.

한강물을 그대로 끌어와 만든 난지연못은 수질정화능력이 뛰어난 부들, 수련, 물 억새 등을 심어 맑은 물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수변 데크에 앉아 발 담그고 놀기에도 그만이다. 분수 외에도 피라미, 붕어, 철새, 흰뺨검둥오리, 왜가리 등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자연학습장으로도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 3코스: 하늘 오르는 고행을 맛보다! ‘천국의 계단’

높지 않은 곳이라도 산에 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면 하늘공원으로 가자. 평화의 공원에서 서쪽에 있는 하늘공원은 난지도 제 2매립지가 있던 곳으로 98m의 쓰레기 더미를 덮고 안정화사업을 통해 만든 인공 공원이다. 멀리서 보면 야트막한 동네 뒷산 같다. 공원 초입에서 하늘공원까지는 1.4km. 올라가려면 지그재그형 나무 계단인 ‘천국의 계단’이나 능선처럼 닦아놓은 언덕을 이용해야 한다.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단시간에 빨리 올라갈 수 있는 ‘천국의 계단’을 택한다. 하지만 높지 않다고 가볍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291개의 계단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중턱쯤 올라가면 숨이 턱까지 차 오를 정도. 난간을 잡고 서서 “아이구 무릎이야”를 외치는 아주머니나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게다가 두 사람이 함께 오르기에도 넉넉하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뒤 따라오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지체할 수도 없다. 오를 때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허리에 질끈 묶은 사람들도 종종 목격된다. 그렇게 약 20분의 고행(?) 끝에 정상에 오르면 월드컵경기장에서부터 평화의 공원, 성산대교, 국회의사당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제 4코스: 하늘아래 로맨틱 공간, 하늘공원

총 5만8000평 중 3만여 평의 하늘공원의 광활한 대지 위에선 현재 억새 축제(13일~22일)가 한창이다. 2002년을 시작으로 올해 5회째 맞고 있는 하늘공원 억새축제는 작년 축제 기간 동안에만 80만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인기를 모은다. 일몰 후면 동식물 보호를 위해 일반인의 야간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지만 억새축제 기간 동안만큼은 밤 10시까지 개방하니 가을밤의 정취와 낭만을 원 없이 느끼기에 좋은 기회다. 축제기간 중에는 각종 축하공연과 함께 억새축제 전시회, 가을편지 쓰기 등 다채로운 행사(표 참조)도 마련돼 있다.

하늘공원의 억새는 남북쪽에 분포돼 있다. 바람에 몸을 내맡긴 노랑, 자줏빛 억새들이 한바탕 파도 치면 ‘와’, ‘캬!’하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하지만 키 큰 억새들 때문에 다들 어디 숨어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억새를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초지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들을 걸어보자. 오솔길을 걸을 때 가끔 인기척을 해 주지 않으면 억새밭 사이에 숨어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과 갑작스레 마주쳐 민망해할지도 모르니 주의할 것! 억새 파도 그 위로 신나게 돌아가는 5개의 키 큰 바람개비는 또 다른 볼거리. 이 바람개비는 풍력발전기로 대당 20KW의 전력을 생산해 하늘공원 내 가로등과 탐방객안내소 등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촬영 나온 사진동호인 김영석(34)씨는 “굳이 제주도를 가지 않아도 그것 못지 않은 풍경을 담을 수 있어 좋고 탁 트여있어 답답한 날이면 이곳에 자주 온다”고 설명한다.

어둠이 내리고 억새밭에 오색 조명이 켜지면 하늘공원은 더욱 로맨틱한 장소로 변신한다. 하늘공원 중앙로 남쪽 끝에 있는 전망대도 빼놓을 수 없다. 발 아래 한강의 야경이 펼쳐진다. 때문에 연인들 사이에선 프러포즈 하기 좋은 장소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월드컵공원은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점 등 편의시설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늘공원에는 매점이 아예 없다. 따라서 음료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현명하다. 하늘공원 입구 근처에 몇 개의 정자를 제외하곤 그늘막이 없기 때문에 햇볕 가리게도 필수! 가져간 쓰레기는 되가져오는 것도 잊지 말자.


제 5코스: 알뜰쇼핑과 식사를 한번에 해결! ‘월드컵쇼핑몰’

평화의 공원은 월드컵경기장 남문과 연결돼 있어 쇼핑까지 겸할 수 있다. 월드컵경기장 내에는 월드컵몰이 있다. 홈에버(구 까르푸)를 비롯해 상설할인매장, 찜질방, CGV(상암 1544-1122) 극장, 푸드코트 등이 몰려있다. 그 중 2층의 상설할인매장(02-300-700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은 주말이면 알뜰족들이 점령하다시피 하는 곳이다. 여성복에서부터 남성복, 아동복, 레포츠 용품까지 현재 150여 개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시슬리’(50%), ‘시스템’(40~50%) 등 각종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들을 30~5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쿨하스’ 등 일부 매장에서는 가을신상품도 50% 할인가에 판매한다. ‘에스콰이어’의 경우 신사ㆍ숙녀화를 6만~9만5000원이면 살 수 있다. 단, 상설할인매장이 정상판매매장 사이에 섞여 있어 매장마다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다른 할인매장에 비해 상품들이 잘 정돈돼 있어 가격대비 만족도 높은 쇼핑을 즐길 수 있다.

2층 푸드코트는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월드컵공원 내에는 매점이 있긴 하지만 끼니를 해결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월드컵몰 2층 푸드코트나 마포농수산물 시장 2층 식당가를 이용하면 된다. 특히 월드컵몰 푸드코트는 분식, 한식, 일식, 퓨전식까지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전주가족회관’의 전주비빔밥(5500원)이나 ‘CASA 이탈리아’의 안심커틀렛(4900원), 스페셜철판볶음밥(5500원), 매운해물오므라이스(5500원) 등이 먹을 만하다. 볶음밥, 쫄면, 돈가스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돈가스 하우스’의 훼미리세트(9900원)도 인기 메뉴 중 하나다.

찾아가는 길

버스 : 월드컵공원 앞 하차 13, 13-1, 271월드컵경기장 남측 하차 7715, 171, 7013, 606,163 마포구청 앞 하차 7013, 601 마포구청역 앞 하차 606, 6714, 163, 6711, 9600, 9601

지하철 :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성산역) 1번 출구, 마포구청역 8번 출구 이용

자가용 : 내부순환로 이용 → 홍제램프 → 연희램프를 빠져 나온 후 → 첫 번째 신호등에서 경기장 방향으로 우회전 → 직진 → 경기장 남문 주차장에서 좌회전강변북로 이용 → 월드컵경기장 표지판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나와 직진. 오른쪽이 평화의 공원, 왼쪽이 하늘공원

※주차안내: 오전 9시∼오후 10시. 10분에 300원(자율요일제 차량 20% 할인).

문의 | (02)300-5500, worldcuppark.seoul.go.kr

제 7코스: 별빛 반짝이는 강변에서의 하룻밤! ‘난지캠핑장’

월드컵공원의 마지막 코스는 난지한강공원의 난지캠핑장이다. 한강변에 있어 도심 속에서 강변의 정취를 느끼며 캠핑할 수 있다. 전 구역 취사를 금지하고 있는 월드컵공원 내에서 유일하게 취사가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물론 사전예약자(인터넷 접수로 가능, www.nanjicamping.or.kr 참조)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취사장 및 조리대, 온수 샤워장, 편의점, 세탁기 등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 텐트(4인 가족 기준 입장료 포함 2만8000원), 모포(1500원), 전등(2000원), 버너(3000), 바베큐그릴(7000원) 등은 대여 가능하다. 하루 이용요금은 캠핑도구를 갖췄을 경우 1박에 1만5000원(1인 입장료 3750원, 4인 가족 기준 입장료)으로 저렴한 편. 하지만 ‘캠핑의 꽃’인 캠프파이어나 공놀이 등은 금하고 있다.

평화의 공원이나 하늘공원에서 가려면 월드컵 경기장 앞 4거리에서 강변북로 내부순환도로 방향으로 진입해 이정표를 따라 한강공원 난지지구캠핑장으로 가면 된다. 비수기라 할지라도 1달 전, 최소 2~3주 전에 예약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캠핑관련 문의 (02)304-0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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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라면 평화의 공원에서 하늘공원으로 건너가는 육교 쪽 아스팔트 길을 추천한다. 차량 통제 구역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적을뿐더러 아스팔트 특성상 마찰력이 커 다리 힘을 기를 수 있다. 특히 푸시(다리를 바깥으로 미는 동작) 연습하기 좋다. 어느 정도 타는 사람이라면 평화의 공원에 있는 ‘염원의 장’ 쪽 광장을 권한다. 대리석으로 되어있고 경사도 있어 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인라인을 타고 자전거도로를 따라 난지연못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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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공원에서 하늘공원 가는 길에 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돌다리가 나온다. 몇 개 안 되는 돌이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어서 건너기 쉽지 않다. 돌다리를 건너면서 자연스럽게 손을 잡을 수도 있다. 단, 돌과 돌 간격이 약간 넓어 ‘롱다리’가 아니라면 도전하지 않는 게 좋다. 하늘공원에 올라갈 땐 돌아가더라도 언덕으로 가고 내려올 때는 계단을 이용해 본다. 돌아가는 길이지만 계단보다 한적해서 데이트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계단은 데이트하는 기분보다 ‘고생스럽다’는 느낌이 강하다. 땀 범벅 되는 모습을 보이기 싫다면 언덕이 낫다.